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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생매장 당한 조선사람의 비명을 듣다

♥1004 2006. 8. 20. 14:42

생매장 당한 조선사람의 비명을 듣다

 

소야간나이(宗谷管內)에서 강제노동희생자 조사

「아이고-」의 목소리 조선으로

 

 

비행장건설현장 삿포로의 하시모토씨의 증언

 

   소야간나이(宗谷管內)의 하마돈베츠죠(町)와 사루후츠무라(村)에서 17일부터 시작하는 한,중,일 공동 강제노동희생자 유골발굴에 앞서 당시 현장에서 노동에 동원 당했던 삿포로시의 하시모토(橋本一志)씨는 「발굴예정 공동묘지 이외에도 매장된 사람이 있다」고 증언에 나섰다. 하시모토씨는 지금도 생매장 당한 조선반도 출신자의 비명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 '생매장' 조선인 유골을 찾아 땅을 파다

 

   하시모토씨는 아사히카와(旭川)공업학교(현 아사히카와공업고) 1학년이었던 1942년(쇼와 17년)의 여름 ‘노동봉사’로 하마돈베츠와 사루후츠의 측량작업에 동원됐다. 하시모토씨들의 숙소에서 수백 미터 거리의 가건물에서 남루한 옷을 입은 20여 명의 조선인 노동자가 있었다고 한다.

 

비행장건설현장 삿포로의 橋本씨의 증언

 

   어느 날 작업 중에 「아이고-」라는 비명이 들렸다. 측량용 망원경으로 소리가 난 방향을 보니 발을 다친듯한 남자 한 명이 작업현장에 있던 광차 옆에 쓰러져 있었다. 주위에서 작업을 하던 작업원들은 일본인 감시자의 지시를 받아 근처의 구덩이로 그 남자를 옮겨 생매장했다. 하시모토씨는 34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그 장면을 목격했다.

 

   이번에 유골을 발굴하는 곳은 비행장 건설지 인근의 공동묘지. 하마돈베츠와 사루후츠의 각 죠(町)와 무라(村) 사무소에는 89명분의 조선인 「매화장(埋火葬)허가서」가·발견되었다. 하지만 하시모토씨가 목격한 생매장된 사람들은 건설지의 활주로 근처에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시모토씨는 「그 외에도 기록 없이 매장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가슴 아파했다.

 

   하시모토씨는 「먹을 것도 거의 없어서 현장으로 향하는 도중에 길가에서 풀을 뜯어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진 사람도 동료들에게 부축을 받아 현장으로 끌려갔다.」 라고 증언했다. 또 견디다 못해 도망가는 사람도 멀리 가지 못하고 붙잡혔다.

 

   하시모토씨는 「당시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잔인한 짓이었다. 이미 나이가 들어서 발굴에는 참가를 할 수 없지만, 유골만은 반드시 조선으로 돌려보내 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원문ㅣ홋카이도 신문 2006년 8월 17일자

출처 : 시사
글쓴이 : 평화마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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